- 제75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주간, 세계와 함께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다 -
-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 미래 세대에 전할 소중한 유산 -
인천이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제75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주간을 통해 국제평화도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올해 기념주간 행사에는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한 7개국 중 미국·영국·호주·캐나다·프랑스, 뉴질랜드 등 6개국의 군·외교 고위 인사와 주한 무관단, 한·미 군 지휘부까지 총망라된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15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국제평화안보포럼 인천(IPSF)은 이번 주간의 하이라이트였다. 세계 석학과 청년세대 1,000여 명이 함께한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오늘의 연대가 내일의 평화를 연다”는 구호 아래 ‘평화를 향한 연대와 협력 선언’을 공동 채택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번 선언은 인천상륙작전의 정신을 계승해 국제적 협력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인천의 위상을 강조했다.

참전국과 시민이 함께한 추모와 감사
국제적 담론과 더불어 기념주간은 참전용사들에 대한 깊은 감사와 예우로 채워졌다. 12일에는 해군 대형수송함 마라도함에 승선해 팔미도 권역으로 향하는 ‘해상헌화 & 항해체험’ 행사가 열렸다.
인천상륙작전의 첫 신호탄이 울린 팔미도 앞바다에서 진행된 헌화는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작전의 시작과 희생의 뿌리를 다시 찾는 의식이었다.
행사에는 참전국 국방무관, 미군 장성, 서호주 해군협회 등 해외 인사와 인천시민 500여 명이 함께 해 특정 국가의 행사를 넘어 국제사회가 함께 기억하는 추모의 장을 만들었다.
또한 기념식 전날인 9월 14일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환영 감사만찬에는 새뮤얼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미 연합사령관, 해군참모총장 등 군·외교 고위 인사가 대거 참석해 참전용사와 함께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유정복 시장은 국내 참전용사를 비롯해 호주 참전용사들이 참여한 만찬회에서 국가와 인천시민을 대표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으며 이후 공개된 맥아더 장군 직계 가족의 친서는 “한반도의 평화가 곧 세계 평화”라는 메시지를 담아 큰 울림을 남겼다.
기념식이 열린 내항 8부두에서는 상륙작전 재현 퍼포먼스가 펼쳐져 현장을 찾은 1,500여 명의 시민과 외빈이 숨 가빴던 1950년 9월의 순간을 생생히 체감했다.
시민 속으로 들어간 평화의 행진
14일 열린 거리퍼레이드는 올해 기념주간의 색깔을 보여주는 대표적 행사였다. 동인천역 남광장에서 중구청까지 1.6km 구간에서 열린 거리퍼레이드에는 군 관계자뿐 아니라 어린이합창단, 외국인 유학생, 여성예비군, 지역사회 단체, 인천시민 등 약 2,000여 명이 참여했다.
탱크나 장갑차 대신 시민 응원단과 합창단이 거리를 메우자, 곳곳에서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고 원도심 거리는 평화와 화합의 물결로 가득 찼다. 이는 ‘과거를 재현하는 군사행사’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시민 축제’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퍼레이드의 종착지인 인천 중구청 앞에서는 인천수복기념식 재현행사가 열렸다. 인천상륙작전과 서울탈환을 성공한 이후 1950년 10월, 연합군과 인천시민이 함께 인천 수복을 기념했던 역사적 순간을 현장에서 생생히 재현함으로써, 시민과 참가자 모두가 역사를 보고, 듣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인천상륙작전 당시 참전한 참전용사와 현재의 미래세대가 같은 공간에서 수복의 장면을 함께 목격하며, 희생의 기억이 세대를 넘어 전해지는 교육적 의미를 더했다.
이렇듯 올해의 퍼레이드와 재현행사는 평화를 향한 약속과 세대 간 연대를 상징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인천이 단순히 과거의 전투를 기념하는 도시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국제평화도시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로 기억을 일깨우다
이번 기념주간의 문화행사는 단순히 ‘부대 행사’가 아니라, 역사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풀어낸 기획이었다.

문학산음악회에서는 평화의 선율을 울리는 음악회가 열렸고, 창작뮤지컬 그 밤 불빛하나는 전쟁 속 희망과 인간애를 담아내며 관객의 눈시울을 적셨다.
또한 프랑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의 공연과 국내외 35개 합창단이 한자리에 모인 인천국제합창대축제는 평화를 노래하며 화합의 가치를 전했다.
15일 기념식 이후 상상플랫폼 웨이브홀에서는 ‘호국음악회’가 개최돼 음악으로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평화의 메시지를 울려 퍼뜨리며 제75주년 기념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렇듯 인천시는 전쟁과 희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음악·연극·체험·디지털 콘텐츠로 변환해 시민과 청소년이 자연스럽게 배우고 공감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역사를 친숙하게 이해하고, 평화를 생활 속 가치로 받아들이게 하는 다리 역할을 했다.
인천, 과거에서 미래로
제75회 인천상륙작전 기념주간은 ‘헌신으로 얻은 자유, 국제평화도시 인천’이라는 주제 아래 ▲기억과 감사 ▲화합과 평화 ▲연대와 미래 ▲참여와 공감이라는 네 가지 축으로 구성됐다.
인천은 과거의 승리를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와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도시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세계 각국과 연대를 강화하며, 문화와 교육으로 미래세대에게 역사를 친근하게 전한 이번 기념주간은 인천을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평화도시로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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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