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관객 기록 속 관객 1인당 0.14kgCO₂로 탄소 효율 세계 최고 수준 달성
국제 표준 기반 과학적 탄소배출량 측정, 시민 참여형 탄소발자국 계산 프로그램 도입
‘2030 넷제로 전략’ 기반 측정·상쇄 첫 적용… 탄소배출권 확보·맹그로브 숲 조성으로 실질적 상쇄
환경재단(이사장 최열)이 주최한 제22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SIEFF)가 국제표준 기반의 탄소배출량 측정과 시민 참여형 감축 프로그램, 민간 협력 기반 상쇄 시스템을 실제 운영에 도입한 결과를 담은 ‘2025 지속가능성 임팩트 리포트’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리포트는 국내 영화제로는 처음으로 과학적 탄소배출량 측정과 실질적 탄소중립 운영 모델을 동시에 구현한 성과를 기록했으며, 문화예술 분야의 탄소감축 실천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역대 최대 관객 속에서도 탄소 효율 세계 최고 수준
2025년 영화제는 오프라인 참가자 6만2770명, 온라인 참가자 139만9241명이 참여하며, 전년 대비 오프라인 기준 약 5.2배 성장한 규모를 기록했다. 전체 운영에 따른 탄소배출량은 208.5톤으로 전년 38.1톤 대비 5.1배로 증가했으나, 오프라인 참가자 1인당 평균 배출량은 2.8kgCO₂에서 3.1kgCO₂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해외 게스트 9명의 항공 이동을 제외한 국내 참가자 기준 1인당 배출량이 오히려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국내 참가자 기준 1인당 탄소배출량은 2.5kgCO₂로, 전년(2.6kgCO₂) 대비 줄었다.
온라인 관객까지 포함한 전체 참여자 기준으로는 1인당 배출량이 0.14kgCO₂에 머물러,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운영 방식이 탄소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전략임을 입증했다. 환경재단은 참가자 수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환경 영향은 최소화하며, 성장은 유지하고 탄소는 줄이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통 부문 집중 관리… ‘그린풋’ 통해 시민참여 유도
올해 영화제의 총 탄소배출량 중 93.6%를 차지한 교통 부문은 시민참여형 탄소발자국 계산 프로그램 ‘그린풋(GreenFoot)’을 통해 집중적으로 관리됐다. 총 265명의 참가자가 307건의 이동 데이터를 입력했고, 이 중 73%가 대중교통, 전기차, 자전거 등 친환경 교통수단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중교통 이용률은 67.4%로 일반 시민의 평균(30%)을 두 배 이상 상회했으며, 자가용 이용률은 27%였지만 전체 교통 부문 배출량의 68.2%를 차지해, 개인 교통수단 선택이 탄소배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보여줬다.
또한 식음료 부문에서는 불필요한 제공을 대폭 줄이고(904건→261건), 식물성 메뉴 위주로 전환한 결과 해당 부문 배출량이 전년 5.5톤에서 올해 2.2톤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과학적 산정과 실질적 상쇄… 새로운 운영 기준 제시
이번 영화제는 국제 표준인 ‘온실가스 프로토콜(GHG Protocol)’을 기반으로 운영 전반의 탄소배출량을 과학적으로 산정하고, 부문별로 구체적인 감축 전략을 적용했다. 그 결과 단순한 배출량 추산을 넘어, 실효성 있는 대응책까지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출량 상쇄 역시 병행됐다. 경기도 양평과 서울시 한강공원에 9만2000여 평 규모의 숲을 조성해 2018년 산림청으로부터 자발적 탄소배출권을 인증받은 이브자리의 탄소배출권을 기부받아 제22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에서 발생한 탄소 208.5t을 전량 상쇄할 예정이다.
환경재단은 2025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과학적 산정·체계적 가이드라인·시민참여가 모두 작동한 성공 사례라며, 기후위기 대응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문화예술계의 실천 과제가 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2030 넷제로’ 향한 전략 로드맵 제시
환경재단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서울국제환경영화제를 완전한 넷제로(Net-Zero) 운영 모델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 로드맵도 함께 공개했다.
전략적 목표로는 △그린풋 참여율 30%까지 확대 △상영 도시 다변화해 장거리 이동 최소화 △온라인 참여율 60% 확대 △재생에너지 100% 전환 △100% 식물성 식단 운영 등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전체 탄소배출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통 부문 비중을 20% 이하로 낮추고, 에너지와 식음료 부문은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한다.
환경재단은 향후 서울국제환경영화제의 지속가능성 모델을 다른 문화 행사로 확산하고, 전국 초·중·고 환경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하며, 궁극적으로는 국제 표준 개발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서울국제환경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는 “이번 영화제는 문화와 환경이 충돌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역사적 사례”라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2030년 넷제로 달성과 함께 전 세계 환경 영화제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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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