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멈춰 있던 성장의 북소리, 발달장애의 기적을 연주하다

▲ (인천타임스=DB)


발달장애인을 위한 활동을 찾는다면, 해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우리의 전통 가락, 사물놀이다.


사물놀이는 단순한 음악 활동을 넘어, 신체와 정신, 그리고 사회성을 아우르는 통합적 치유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왜 우리는 발달장애와 사물놀이의 만남에 주목해야 하는가.


▲ 온몸으로 느끼는 치유, 신체의 벽을 넘어서다


사물놀이 연주는 그 자체로 역동적인 전신 운동이다. 쉴 새 없이 악기를 두드리고 리듬에 몸을 맡기는 과정은 근력과 유연성을 자연스럽게 길러준다.


특히 팔, 다리, 어깨 등 전신 근육의 발달을 촉진하고, 신체 각 부분의 협응력과 민첩성을 눈에 띄게 향상시킨다.


무엇보다 신명 나는 가락에 맞춰 몸을 흔드는 행위는 심박수와 호흡량을 증가시켜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이 된다.


또한, 악기를 정확하게 다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균형 감각과 올바른 자세를 익히게 된다. 이는 정적인 활동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강력한 신체적 이점을 제공한다.


▲ 마음의 울림, 닫혔던 자신감을 깨우다


음악은 가장 강력한 스트레스 해소제 중 하나다. 사물놀이의 힘찬 리듬과 울림은 참여자의 내면에 쌓인 긴장과 불안을 해소하고, 즐거움과 정서적 안정을 선물한다.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스스로 무언가를 해낸다는 성취감은 자존감 형성의 핵심이다. 꾸준한 연습으로 실력이 늘고, 마침내 무대에서 박수갈채를 받는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이러한 긍정적 정서의 함양은 우울감 완화와 정신 건강 증진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 함께하는 가락, 세상과 소통의 문을 열다


사물놀이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완성하는 음악이다. 각기 다른 악기가 조화를 이루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타인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법을 배운다. 이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최고의 훈련장이다.


인지적 측면의 효과 또한 명확하다. 복잡한 장단을 외우고 정확한 박자에 맞춰 연주하는 과정은 집중력과 기억력을 놀랍게 향상시킨다. 꽹과리, 징, 장구, 북의 다른 소리를 구분하며 청각 인지 능력이 발달하고, 다른 연주자와 호흡을 맞추며 공간 인지 능력 또한 길러진다.


사물놀이는 발달장애인이 가진 잠재력을 신체, 정신, 사회, 인지 모든 영역에서 끌어내는 전천후 솔루션이다. 이토록 다층적인 긍정적 효과를 가진 프로그램을 외면할 이유가 없다. 이제 우리 사회가 힘찬 북소리와 함께 그들의 성장을 응원하고, 더 풍요로운 삶으로 나아갈 기회를 열어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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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