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당신의 뇌를 지키는 식탁, 지중해에서 답을 찾다

▲ (사진=인천타임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가장 두려운 질병 중 하나는 바로 '치매'일 것이다. 기억과 나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공포는 누구에게나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식탁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로 '지중해식 식단'이 그 주인공이다.


▲ 30년 추적 연구가 증명한 뇌 건강의 비밀


최근 하버드대와 MIT 등 공동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연구는 식단과 뇌 건강의 연관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연구팀은 약 5,700명을 무려 30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지중해식 식단을 꾸준히 따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치매 발병률이 현저히 낮았고,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속도 또한 훨씬 느렸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뇌 건강을 좌우한다"는 연구진의 한마디는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더욱 주목할 점은 치매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8~12배나 높은 'APOE4'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난 효과다. 이 고위험군에서조차 지중해식 식단은 치매 발병 위험을 35%나 줄여줬다. 이는 건강한 식단이 타고난 유전적 불리함마저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무엇이 지중해 식단을 특별하게 만드는가?


지중해식 식단은 단순히 특정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닌, 지중해 연안 지역의 전통적인 식사 방식을 따른다. 그 핵심은 자연 그대로의 식재료에 있다.


• 기본 원칙:신선한 과일과 채소, 통곡물, 견과류를 풍부하게 섭취한다.
• 핵심 지방:모든 요리의 기반은 건강한 불포화지방산이 가득한 올리브 오일이다.
• 단백질 공급원:붉은 육류 대신 생선과 해산물을 주로 먹는다.


이러한 식재료들은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 물질의 보고다. 특히 올리브 오일과 등푸른생선에 풍부한 건강한 지방은 혈관을 깨끗하게 하고 뇌의 염증을 줄여준다. 또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를 안정시키는 효과는 덤이다. 결국, 뇌로 가는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신경 세포를 보호함으로써 뇌 건강의 튼튼한 방어막을 만드는 것이다.


▲ 일상에서 시작하는 작은 변화


지중해식 식단은 거창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늘부터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습관의 변화로 충분하다.


샐러드에는 항상 올리브 오일 드레싱을 곁들이고, 간식으로는 과자 대신 견과류 한 줌을 선택하자. 일주일에 두세 번은 식탁에 생선이나 해산물 요리를 올리는 것이다. 가공식품과 붉은 육류 섭취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뇌는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뇌 건강은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 무엇을 먹는지가 10년, 20년 후의 당신의 정신을 결정할 수 있다. 건강한 식탁을 차리는 것은 미래의 나 자신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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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