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칼럼] 원도심 주안의 부활, 주민의 삶을 바꾸는 3대 숙원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인천의 심장이자 역사의 중심이었던 주안이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송도와 청라 등 신도시가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며 뻗어나가는 동안, 주안을 비롯한 미추홀구 원도심 주민들이 느껴온 소외감과 박탈감은 단순한 상대적 빈곤을 넘어선다. 노후화된 주거지, 악취와 콘크리트로 덮인 복개하천, 날로 가중되는 교통 정체는 오랜 세월 터전을 지켜온 주민들의 일상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첫째, 멈춰 서고 뒤엉킨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의 조속한 정상화다. 주안 2·4동 일대를 비롯한 여러 구역은 십수 년째 '개발'이라는 희망고문 속에 갇혀 있다. 행정 절차의 지연, 조합과 인허가 관청 간의 법적 공방, 그리고 시공비 상승에 따른 내부 갈등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재산상 피해와 주거 불안정으로 돌아왔다. 깨진 유리창과 붕괴 위험이 도사리는 빈집 사이로 아이들이 통학하는 위험천만한 환경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인천시와 행정당국은 탁상공론식 중재를 끝내고, 갈등 구역에 대한 선제적 공공 중재단 파견과 인허가 규제 완화를 통해 사업의 불확실성을 단호하게 걷어내야 한다.
둘째, 잿빛 아스팔트를 걷어내는 '승기천 물길 복원'이다. 과거 주안을 적시던 승기천은 급격한 산업화와 차량 소통만을 앞세워 두꺼운 콘크리트로 덮여버렸다. 그 결과 도시 열섬 현상과 침수 위험, 도심 생태계 파괴라는 부메랑이 날아왔다. 일부에서는 교통 혼잡과 주차 공간 부족을 이유로 하천 복원에 난색을 표하거나 속도를 늦추고 있지만, 이는 근시안적 시각에 불과하다. 서울 청계천이 증명했듯, 복원된 생태하천은 단순한 물길이 아니라 도심에 신선한 바람길을 열고 주민들에게 쾌적한 휴식처를 제공하며, 주변 상권을 되살리는 가장 강력한 친환경 인프라다. 대체 주차장과 도로망 우회 대책을 선제적으로 세우고, 막혀 있던 물길을 속도감 있게 열어젖혀야 한다.
셋째, 교통 혁신의 핵심인 '신기시장역 신설'과 광역 철도망 확충이다. 인천 2호선 연장 및 장기적 구상인 인천도시철도 4호선 신설과 맞물린 신기시장역 유치는 주안 남부권 주민들의 오랜 염원이다. 신기시장 일대는 유동 인구가 풍부하고 전통시장으로서의 활력이 남아 있음에도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져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 왔다. 철도망 확충을 경제성 평가 수치(B/C)에만 가두어 두어서는 원도심의 영구적 낙후를 막을 수 없다. 신기시장역 신설은 상권 회생과 구도심 대중교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정책적 배려와 결단이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다.
주안의 이 3대 과제는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의 축이다.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생태하천이 흐르며, 사통팔달 지하철역이 이어질 때 비로소 사람이 모이고 지역 경제가 살아 숨 쉴 수 있다. 더 이상의 검토와 유보는 주민들에게 절망일 뿐이다. 이제는 정치권과 인천시가 책임 있는 자세로 답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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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