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물을 마셔도 쉽게 해소되지 않고 반복되는 구강건조증(입 마름)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구강 및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신호일 수 있다. 의료계는 이러한 만성적인 입 마름을 방치할 경우 구강 건강 악화는 물론, 질환 발견 시기를 놓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입 마름의 원인은 침 분비 기능 저하부터 약물 부작용, 스트레스, 그리고 자가면역질환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따라서 이 증상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 침샘 기능 저하와 약물 부작용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침샘 기능자체의 문제다. 침은 구강 내 윤활 작용 외에도 세균 억제, 산성도 조절, 치아 보호 등 다양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침 분비가 줄어들면 입냄새, 잇몸 염증, 충치 등 각종 구강 질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특히 입 마름의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약물이다. 혈압약,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진정제 등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수백 종의 약물이 침샘 분비를 억제하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고령층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자연스러운 노화로 오해하고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복용하는 약물을 점검하고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 스트레스와 전신 질환의 경고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또한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침샘 기능을 떨어뜨린다. 여기에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는 수면 습관까지 겹치면 아침마다 입이 텁텁하게 마른 상태로 잠에서 깨어나기 쉽다. 신체 리듬이 무너질수록 구강건조는 더욱 심해진다.
더 깊은 곳에 원인이 숨어 있는 경우도 있다. 입 마름은 때때로 전신 질환의 조기 신호로 나타난다. 침샘과 눈물샘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 증후군이 대표적이며, 당뇨병, 갑상선 기능 저하증, 만성 신부전등도 구강건조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물을 마셔도 해결되지 않는 만성적인 구강건조는 반드시 전문가를 통한 원인 확인이 필요하다.
▲ 생활 관리와 전문적인 접근
일상생활에서 입 마름을 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무설탕 껌이나 캔디로 침 분비를 촉진하고, 침 분비를 방해하는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이며, 가습기 사용으로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생활 관리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적인 검진없이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어렵다. 입 마름은 사소한 불편함으로 보이지만, 구강 건강과 전신 건강을 모두 위협할 수 있는 '적신호'임을 기억해야 한다. 몸이 보내는 작은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입 마름이 반복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정확한 원인 파악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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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숙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