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허리를 삐끗했다”고 표현하는 이 증상의 의학적 명칭은 ‘요추 염좌’다. 이는 요추 부위의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된 상태를 말하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초기 대응에 따라 회복의 질이 완전히 달라진다.
1. 단순 근육통과 요추 염좌의 경계
요추 염좌는 주로 비정상적인 자세를 유지하거나 외부의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허리 부위의 극심한 통증과 뻣뻣함이다.
특히 허리를 숙이거나 좌우로 돌리는 동작에서 통증이 심해지며, 움직임이 크게 제한된다. 이를 단순한 피로 누적에 의한 근육통으로 오인해 무리하게 활동을 지속할 경우, 손상된 조직이 더 크게 파열되거나 통증이 만성화될 위험이 크다.
2. 골든타임의 대처법: 휴식과 냉찜질
통증이 발생한 직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즉각적인 중단’이다. 통증을 참고 움직이는 것은 손상 부위를 악화시키는 지름길이다.
• 안정: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 상태에서 무릎 아래에 베개를 받쳐 허리의 곡선을 유지하는 자세가 가장 좋다. 이때 지나치게 푹신한 매트리스는 허리 지지력을 떨어뜨리므로 피해야 한다.
• 냉찜질(24~48시간 이내):초기에는 염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는 것이 급선무다. 얼음팩을 수건에 싸서 15~20분 정도 환부에 대어 혈관을 수축시키고 염증 반응을 억제해야 한다.
• 약물 및 보조기:통증이 심하다면 소염진통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복대와 같은 허리 보호대는 일시적인 안정감을 주지만, 장기간 착용 시 허리 자체 근력을 약화시키므로 단기간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회복기 관리: 온찜질과 자세 교정
급성 염증 단계가 지난 48시간 이후부터는 관리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이때부터는 온찜질로 전환하여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켜야 한다.
또한 통증이 완화됨에 따라 가벼운 스트레칭을 시작할 수 있으나, 조금이라도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 회복기의 자세 관리 또한 중요하다. 앉을 때는 허리를 등받이에 밀착시키고, 서 있을 때도 척추의 정렬을 곧게 유지하는 습관이 재발을 막는 핵심이다.
4. 주의해야 할 위험 신호
모든 허리 통증이 단순 염좌인 것은 아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 통증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점차 심해지는 경우
• 다리 쪽으로 뻗치는 저림 현상이나 감각 저하가 나타나는 경우
• 발가락이나 발목의 근력이 약해진 경우
• 소변이나 대변 조절에 이상이 생긴 경우
이러한 증상은 단순 염좌가 아닌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이나 신경 압박의 신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 예방이 최선의 치료다
요추 염좌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 물건을 들 때는 허리만 숙이지 말고 반드시 무릎을 굽혀 몸 전체의 힘을 이용해야 한다. 또한 평소 플랭크나 걷기 등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실천해 척추를 지지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결국 ‘허리를 삐끗했다’는 신호는 몸이 보내는 강력한 경고다. 이 경고를 무시하지 않고 적절한 휴식과 올바른 대응을 실천하는 것만이 척추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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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숙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