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황제사택'·'회장님 별장' 편법 이용한 법인 50곳 세무조사 착수

- 탈루 혐의 금액만 1조 9천억 원… 법인 자금 사적 유용에 엄정 대응

국세청이 법인 명의의 고가 주택과 별장 등을 사주일가의 사적 용도로 유용하며 세금을 탈루해 온 법인 50곳을 대상으로 강력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1조 9천억 원에 달한다.


▲ 50개 업체 세무조사 실시[이성글 조사국장/사진제공=국세청]

국세청이 국민주택규모(85㎡) 초과 및 공시가격 9억 원 초과 고가 법인주택 2,639채를 대상으로 전수 실태 점검을 벌인 결과, 전체의 약 42%에 달하는 1,097채를 사주일가가 거주하거나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세청은 사적 사용이 확인된 법인들의 신고 내용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주택 사적 사용 외에도 가공인건비 지급,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기업 전반에 걸친 중대한 탈루 행태를 확인하고 세무조사를 결정했다.


조사 대상 50개 업체는 유형별로 △사주일가 거주형(28개) △부동산 투기형(5개) △별장형(17개)으로 나뉜다.

적발 사례를 살펴보면, 한 법인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200억 원대 고급주택을 취득한 뒤 회사 돈 100억 원을 들여 호화 증축 및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했다. 이후 이를 사주일가가 사적으로 거주하게 했으며, 인건비 명목으로도 약 200억 원의 법인자금을 부당 유출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도 적발됐다. 한 사주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취득해 1세대 2주택자가 되자, 기존 보유하던 40억 원대 주택을 자신이 지배하는 법인에 양도하는 방식으로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챙긴 뒤 해당 주택에 무상으로 계속 거주했다.


직원 복지를 핑계로 사주 전용 별장을 운용한 법인들도 덜미를 잡혔다. 한 외국계 법인은 1박에 300만 원에 달하는 60억 원 상당의 고급 단독주택형 콘도를 '회장님 별장'으로 전용했다.


이 외에도 전용 야외 수영장이 딸린 단독주택을 직원 기숙사로 위장해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은 사례가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일시보관, 계좌조회, 디지털 포렌식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유출된 법인자금의 최종 귀속처와 자금출처를 꼼꼼히 검증할 방침이다.


법인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해 사적 이익을 취한 사주에 대해서는 해당 소득에 세금을 과세(소득처분)하고, 조세포탈 및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칙 행위가 적발될 경우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고발 등 엄정 조치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법인에 대해서도 탈루 혐의를 지속 분석해 순차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해외 유학 자녀에 대한 해외 사택 무상 제공 및 유학비 지원 등 법인자금 횡령 행위 전반으로 검증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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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기자 다른기사보기